갈라진 아산시의회…의장 당부발언 ‘여진’“의장 독선” 회기 마지막날 국힘 의원 ‘무언 항의·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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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의회 9대 후반기 원구성 후 열린 첫 회기는 결국 시작과 끝 모두 대립 구도로 막을 내렸다. 홍성표 의장의 당부발언 이후 ‘여진’이 계속되면서 여야 관계 회복이 후반기 의회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앞서 홍 의장은 제251회 임시회 첫 날인 지난 23일, 1차 본회의 개의 전 당부발언을 통해 최근 논란이 된 ‘동료 음주운전 차량 동승 간부 공무원 승진발령’을 거론하며 집행부에 개선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전 협의 없는, 의사진행과 무관한 발언’이라는 이유로 중단을 촉구했고, 홍 의장이 계속 발언을 이어가자 항의하며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의장석 사유화”라고 반발한 박 시장도 회의장을 나가면서 집행부 공무원들에게 전원 퇴장을 지시했다.
결국 첫 날 본회의는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국소장급 간부 공무원들만 자리한 채 진행됐다.
이번 임시회 마지막 날인 30일에도 국힘 의원들은 차례로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는 무언의 항의를 했다. 빈 좌석 단말기에는 ‘갑질하는 의장은 필요 없다’ ‘협치를 무시하는 의장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가 적힌 인쇄물만이 부착됐다.
홍 의장은 이날 본회의 개의 전 발언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홍 의장은 “선배·동료 의원과 충분한 대화와 소통을 거치지 않고 당부발언을 함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앞으로는 선배·동료 의원과 충분한 대화와 논의를 거쳐 민의를 대변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 개의 전 5분발언을 통해 박 시장과 집행부의 퇴장 행위를 질타했다.
명노봉 의원은 “지난 23일 본회의장에서 시장이 ‘나를 따르라’하며 집행부에 퇴장 지시를 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의 자세였는지 다시금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명 의원은 또 의회에서 의결된 교육경비 지원 중단 결정, 지난 6월 행정사무감사 기간 의원 의정활동 폄하 발언 등을 언급하며 “의원은 시민 의견을 대변해 시정 방침과 감시, 비판하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의견을 귀담아 듣고 그것을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시장의 역할이자 책임이다. 이러한 원칙을 존중하고 다채로운 아산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정을 운영해 주길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김희영 의원도 “지난 23일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시장이 본회의장에서 고성을 지르고 본인 화에 못이겨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공무원들도 시장 행태를 동조하며 함께 퇴장했다”며 “법과 조례보다 순간의 감정이 앞설 수 있는 것인가? 대의기관인 의회에 대한 예의와 법도는 무시하면 그만인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의기관인 의회의 목소리는 다양하다. 칭찬의 말도, 때로는 날선 비판도, 불편한 비난도 오갈 수 있다”며 “칭찬만 던지고 거수기만 되는, 날선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 의회는 민주주의 가치를 잃어버린 의회”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왜곡된 승진 인사보다 더 큰 문제는 집행부의 비판 수용 능력 상실”이라며 “시장은 경청할 준비를, 의회는 비판과 칭찬을 주고 받으며 아산의 발전 방향을 책임감 있게 모색하는 것이 시민들이 우리에게 원하는 모습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