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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나는 누구인가? 혼종의 정체성, 주류이며 비주류 집단인 우리

남부현 선문대학교 교수 | 기사입력 2023/07/17 [14:41]

[기고]나는 누구인가? 혼종의 정체성, 주류이며 비주류 집단인 우리

남부현 선문대학교 교수 | 입력 : 2023/07/17 [14:41]

 

▲ 남부현 선문대 교수  © 아산투데이

 

 “나는 누구인가?”는 인간으로서 나를 찾고자 한 선지자들의 근원적 질문이며, 우리 개개인이 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를 찾고자 하는 형이상학적인 질문과도 맥을 같이한다. 과거 이 질문에 답을 찾아 깨친 종교 지도자들은 나를 찾는 방법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내가 누구이며 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를 명확히 파악하는 일은 매우 힘든 일이다. 일상에서 우리는 종종 종교에 의지하기도 하고, 저명한 인문학자들의 특강도 듣고, 간단히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조사로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알아보고자 한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로 쉽게 답을 구할 수 없다.

 

청소년기에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정체성 갈등을 경험하다가, 성인이 되어 바쁜 일상과 사회생활로 그 고민을 잠시 내려놓는다. 하지만, 삶이 힘들 때면 나는 누구이며 왜 사느냐고 다시 질문을 던진다. 쉬운 방법으로 사주팔자를 꾀 맞추며 설명해 주는 인생 상담자를 찾아가기도 한다. 많은 학자들은 내가 누군지를 찾고자 한다면 스스로 만든 자신의 생각과 관념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야지 그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동시에 사회적 관계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나의 가족과 내가 속한 집단이 나를 규정하고 나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내가 사회적으로 어느 집단에 속하는지를 규정하는 “사회적 위치성(positionaliy)”은 나의 사회적 이득이나 권력 또는 불평등 등도 깨닫게 한다. 그동안 많은 여성들은 과거 주어진 사회적 위치성으로 인해 억압과 불평등을 받았으며, 새롭게 “여성으로 나는 누구인가?”를 규명하며 남성과 동등하게 인정받고자 수십년간 노력을 해 왔다. 최근 비정규직 근로자는 일반 정규직 근로자와 동등한 또는 평등한 위치를 보장받고자 싸우고 있다. 이방인으로 분류되는 많은 결혼이주여성,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 난민 등은 사회적인 차별과 불평등을 감내하며 이 사회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를 알리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인정받고자 한다. 우리도 사회적 상황에 따라 특정 집단에 속함으로 주류집단 또는 비주류집단으로 구분되며, 종종 사회적 불이익이나 불평등도 감당해야 하며 부정의한 행동에 대해 의식적으로 맞서야 하는 경험들이 있다.

 

본론으로 돌아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나의 사회, 경제, 문화적 정체성과 위치성과의 가시적 비가시적 관계를 모두 고민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개인의 성별, 종교, 인종, 민족, 비/장애, 계층, 사용언어, 성 선호도 등에 따라 혼종의 정체성을 가지며, 내가 누구인가를 단순히 정의 내리기 매우 어렵다. 결혼이주여성이나 장애인 여성은 같은 여성이지만 비주류 여성들로 개인의 사회적 정체성과 위치성으로 인해 이중의 차별과 억압을 경험한다. 일반 여성들은 이들의 문제에 대해 직접 대면하지 않는다면 깊이있게 이들의 문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간과하기 쉽다. 우리는 항상 주류집단에만 또는 비주류집단에만 속하지 않는다. 우리는 보여주기 싫지만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은 내가 존재한다. 사회 속에 사는 우리는 나의 사회적 위치성과 정체성과 연계하여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철학적이지만 비판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나는 주류집단이며 동시에 비주류집단에 속하기도 하므로 타인이 경험하는 사회적 불평등, 억압, 또는 불이익 등을 간과하지 말고 이러한 문제를 줄이기 위해 늘 깨어있어야 하며 사회적인 변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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