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사회적 동물이며 소속된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소속감을 느끼고 인정받으며 살아간다는 사실에 만족감을 들어낸다. 또한, 각자의 자리에서 상대방을 보고 자신을 돌아보며 내가 이 사회에 존재함에 안도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종종 타인의 삶에 자신을 꿰맞출려고 노력하면서 불안함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반면, 이주민들은 우리와의 관계에서 편안한 안도감과 만족감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위치에 있는 이주민들은 우리사회 공동체 구성원으로 존재감과 소속감을 갖지 못하면, 각자 출신국가 사람들끼리만 어울리며 타자적인 삶에 몰입하게 된다.
21세기 인간의 이주가 더 활발히 발생하고 인터넷 활용으로 초연결된 사회로 변화된 세상에 우리의 한국사회는 열린사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사회 구성원으로 온전히 권리를 부여받지 못한 이주민들은 이방인으로 사회·제도적 규제와 통제에 의해 몸과 마음이 억압된 삶을 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주민들은 구성원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존중받지 못함에 불안감을 느끼며 주류집단과 상호작용도 제한적이다.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타인을 통해서만 받을 수 있는 감정이다. 유명한 경제학자인 게오르크 프랑크는 <관심의 경제학>에서 타인의 관심을 받고자하는 욕구는 인류 역사에서 변함없이 존재하며 사회적 동물로 인간은 상호 서로에게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며 인류발전에 기여한다고 강조한다. 현대 우리는 인터넷 소셜네트워크(SNS)의 활용으로 과거와는 다른 인간 관계망을 형성하며 상호 관심과 인정을 표출한다. 하지만, 면대면의 인간관계 속에 진정한 관심과 인정은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 타인으로부터의 관심과 애정이 부족한 경우, 사람들의 일탈행동은 증가하고 사회적 문제는 더욱 증가하게 된다. 우리사회의 주변부에 위치한 이주민과 그 자녀들은 면대면의 진정한 관심과 애정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이주민들이 우리사회에 소속감, 만족감, 그리고 안정감을 느끼며 공동체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는 일은 우선적으로 주류집단인 우리의 책임이다.
영국 런던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30만명 주민의 레스터(Leicester) 시티는 1980년 이후로 문화적 다양성이 살아 숨쉬며 다양한 구성원들이 공동체 구성원으로 공존하고 소속감을 느끼며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공존의 다문화 사회가 되었다. 70년대까지 인종차별과 갈등이 심각한 사회가 어떻게 대표적인 발전하는 공존의 사회로 발전하게 되었을까? 그 답은 함께 상호 인정하고 타문화에 대한 관심과 배움에 있었다. 도시에 출신국적과 문화가 다른 40%의 이주민이 사회 구성원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일방적인 동화정책이나 관 주도적이며 공급자적 관점의 지원이 아니라 민간주도의 시민단체와 일반 주민의 인식변화 때문이다. 서로 다른 문화를 배우고 나누며 공존하는 법을 실천한 노력들이 기반이 되었다. 모든 사회 구성원이 타문화를 이해하고 배우고자 하는 세미나와 워크숍 개최, 문화 박물관 건립, 행사와 축제 등으로 타문화에 대한 동등한 알 권리를 부여하고 상호 존중하는 것을 실천하면서 가능하였다.
앞으로 우리사회의 발전은 폐쇄적인 닫친 사회가 아니라 주어진 우리의 여건을 잘 활용하며 개방적인 사회일 때 가능하다. 우리사회에 살아가면서 이주민들이 희망도 발전도 없다고 느낀다면, 다른 새로운 국가로 이주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우리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사회적인 소외감으로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끼는 이주민들은 이를 해소하고자 자신들만의 힘으로 사회적인 변화나 개혁을 요구하는 일은 오히려 서로의 성장과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또한, 우리사회의 주류 구성원들은 우리들만의 이득을 우선하여 이주민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차별하고 배제한다면 사회적인 문제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최근, 우리사회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이주민 유입과 그 자녀들을 인정하고자 하지만, 우리의 사회·경제적인 이득을 우선하며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과 투자는 매우 부족하다. 특히, 국가의 정치·경제적인 이득이 있는 경우에만 이들을 인정하며 투자하는 것도 문제가 많다. 이주민이 우리사회 공동체 일원으로 진정한 소속감, 존재감, 안정감을 느껴야 우리사회 발전은 가능하다. 우리의 이익만을 우선한다면, 상호 공존은 어렵다. 이주민은 이미 국경을 넘은 이주를 경험하며 생존전략을 갖고 있다. 이들은 언제든지 더 많은 이득을 주고 희망이 되는 사회와 국가로 재이주할 것이다. 국가 간에 사회·경제적인 문제로 인적자원 유치 경쟁의 시대가 도래하였다.
일본도 저출생·고령화 문제 해결방안으로 외국인 이주 노동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보도하였다. 외국인의 무기한 고용과 가족의 동반 체류를 허용하는 일본의 개방적인 외국인 노동자 정책과 제도는 그동안 우리정부의 법적, 제도적 한계와 문제점을 되돌아 보게 한다. 2023년 1월 일본 내 외국인 노동자는 182만명으로 코로나 사태 이후 최대치이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근로자가 주를 이루며 우리처럼 제조업과 건설업 중심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대거 수용한다. 이는 인력이 곧 국가발전이며 생산력임을 입증한다. 우리사회는 모든 산업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일손이 없다면 산업을 가동할 수 없다는 점을 많은 사람들이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정부의 일시적인 대책마련이나 까다로운 정책과 제도는 이주민과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불안정한 상황 속에 소속감이나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며 더 나은 노동조건과 삶을 위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도록 만든다.
사회적인 동물인 우리는 거주하는 사회에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끼면 더욱 더 그 사회 발전에 기여하며 진정한 공존을 위해 노력한다. 모두가 우리의 다문화사회 발전을 위해 서로 다르고 말이 통하지 않지만 타인과 면대면의 진정한 대화의 장을 열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가 잘 모르는 타문화에 대한 관심과 배움의 기회를 우리사회 내 더욱 활발히 펼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아산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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